고교 2학년 때는 가을 무렵, 디아블로 원작에 엄청난 재미를 느끼고 있던 나는 블리자드의 소식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시에는 피시방에서 밤을 지새워도 특별히 재재가 없던 시절로 기억하는데 때문에 게임이 출시됨과 동시에 엄청난 피시방 열풍이 불어 닥쳤다. 손님은 손님대로 사장은 사장대로 모두가 즐거울 수 있었던 시기였고 초기 바바리안으로 휠윈드를 돌며 액트2를 깨고 있었던 그 추억이 눈을 감으면 가끔 떠오른다. 그때의 장소와 향기, 또 매일 밤을 새우던 20대 형님들부터 40대 아저씨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게 게임을 즐겼었다. 팔라딘, 소서리스, 아마존, 어쎄신, 네크로맨서, 드루이드 등으로 카우방 돌던 기억은 아직도 내 가슴속에 소중히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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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나서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러 이젠 그 시절의 기분과 느낌이 들긴 어렵고 또한 그때 당시 게임을 즐겼던 친구들의 흔적도 간곳없이 혼인하거나 혹은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굉장히 자본주의적인 성공을 하거나 여러 갈래로 길이 나뉘었다. 어린 감정 속에 남아있던 즐거움의 시간은 영원히 기억되지만 우리는 먹고살아야 한다는 일념 아래 모두 이제 성인이 되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따금 그 친구들이 너무 그립고 밤을 새우며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 디아블로2 리마스터 출시되면 한 번 해볼 생각이 있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 친구들도 나와 같이 생각하고 있을까?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모두가 그립고 보고 싶은 밤이다. 모두 건강하고 새해 복 많이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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